찬미의 말씀
거룩한 미사에서 기도는 특히 감동적인 찬송과 찬미의 형식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에는 대영광송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영화로우심을 기리는 일련의 외침이 뒤따릅니다. 일종의 호칭기도 형식으로 성삼위의 위격, 특히 그리스도를 부르는 기도가 나오고 성삼위를 화려하게 부름으로써 끝납니다. 본래 찬미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드리는 경배로 시작되는데 지금 거행하는 축제의 신비에서 그 근거를 대고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님의 영화로우심을 관조하는 천사들의 무리와 하나가 되어‘거룩하시다’(Sanctus) 로 시작되는 찬미가로 끝맺습니다. 찬미가의 첫 부분은 케루빔의 입술을 통해 들은 이사야 예언자의 환시에서 유래합니다. 둘째 부분은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는 예수에 관한 복음에서 유래하는데 이것은 주님을 향해 왔던 아이들의 환호였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다루고 있는 기도의 특성은 감사의 말씀입니다. ‘감사’란 여기서 선사받은 삶 전체에 대한 감사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넓은 존재로 진리의 충만으로 이어지는 사랑입니다. 대영광송에서 그 아름다운 표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님 영광 크시오니 감사하나이다.” 감사하다, 경배하다. 의미는 로마인과 희랍인들은 특히 관대함이란 덕성을 존재외 고상함으로 높이 평가하였고, 이러한 태도가 여기에서 하느님과 연관하여 나타나고 아름답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이 있다는 것이 고맙습니다. 그분의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분의 영화로우심에 감동을 받은 인간은 이 사랑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찬미가들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계시의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집중하여 듣고 믿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를 요구합니다. 기도를 통해 배움으로써 작고 어리석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루 전이나 미사가 시작되기 직전에 대영광송, 화답송 혹은 감사송 등을 읽고, 내적으로 그 내용을 생생하게 하여 높은 곳을 향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미사를 준비하는 좋은 자세입니다.
청원의 말씀
찬미의 기도와 특별히 대비되는 것이 청원 기도입니다. 적당히 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하고 소박합니다. 명백하고 짧고 정확하게 표현할 뿐입니다. 우리의 기도들은 흔히 말이 많습니다. 이 기도들은 개개인의 느낌에서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더 정확하게는 교회의 의식에서 유래하는 것입니다. 힘이 있고 심오한 신심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전체에 도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객관적인 신심과 지나치게 내면적인 것으로 기울어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금석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짧은 기도문들은 바로 전에 고요함 가운데 하느님께 들어 올려진 모든 삶으로 채워집니다. 옛 교리서에 의하면 기도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하느님께 들어 올리는 것”입니다. 전례의 말씀들이 향하고 있는 것은 아버지의 거룩한 얼굴입니다. 그분의 생명, 죽음 그리고 부활은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힘입니다. 우리는 그분 안으로 투신해야 하고 그 안에서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 아버지께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은 바로성령이십니다. 이 모든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이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규칙입니다. 중요한 것들은 인간의 삶에 전제되어 있습니다. 다만 비교 되지 않을 만큼 위대하고, 거룩한 질서는 하느님 자신이 생활하시고, 세상을 창조하시며 구원하시는 그런 사랑과 진리의 질서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이 안으로 부르십니다. 우리의 기도도 이 질서를 따라야 합니다.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노력
공동체는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이어지는 하나의 거룩한 맥락입니다. 당신이‘당신의 형제’ 즉 어떤 사람에게 불의를 행하였고 그가 당신을 원망한다면, 당신과 그 사람 사이에는 거룩한 맥락을 단절시키는 하나의 벽이 세워지는 것입니다. 아무튼 ‘형제가 나에 대해 언짢은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 불의를 방치하지 않겠다. 나는 가능한 한 빨리 이것을 보상하겠다. 이런 정직한 의지를 통해서 나와 ‘나의 형제’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벽을 허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불의한 일을 당하여 어떤 형제를 원망한 다고 하면 당신이 품고 있는 원망이 결국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과감히 용서하십시오, 실망과 분노가 너무 커서 한 번에 모두 용서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당신이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하느님께 힘을 청하십시오. 용서란 하느님의 사랑이 인간들의 삶 안에 자리 잡고 하느님의 딸들과 아들들 사이를 지배하는 질서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그분의 신비를 위해서 사랑의 계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 안에 연결되어 있는 이들의 공동체를 세우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공동체와 교회
교회의 거룩한 공간에 들어설 때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재능, 환경, 걱정 그리고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고 무언가를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우리 주위로부터 전체의 삶을 감지하고 전체의 삶에 의지하여 비좁은 자기 자신을 벗어나면 우리는 더욱 강해지기도 하고 더욱 신명 나게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 사람들은 설령 오랜 기간을 자주 함께한다고 해도 언제나 혼자입니다. 누군가와 오래 함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의지의 극복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제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그들의 관심사를 나의 것으로 만들고 그들은 위해 나의 관심사를 접어 둠으로써 가능합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은 인격과의 관계를 말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 사이에 무언가 다른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진리입니다. 상대방의 본질이 나에게 열려 있어야 합니다. 고유성, 속마음, 의도, 확신, 업적과 운명을 통해서 이해해야 하며 본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본성을 가진 상대방을 위해 나의 삶 안에 자리를 내주어야 하고 나의 본성을 통해 바라보고, 수긍하고 수용하고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참된 관계가 완성됩니다. 전체가 더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진리입니다. 그분이 자신을 내어 주시면 이것은 계시를 의미합니다. 그분을 수용한다는 것은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습관이라는 방해
시편에는 “주님께 새로운 노래를 불러 드려라”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 안에는 쇄신의 힘이 있습니다. 이미 있는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해서 마치 지금 새로 생겨나는 것처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때 단조로움이 나타납니다. 우리가 그분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리스도는 새롭게 다가오시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시기도 합니다. 모든 순종과 극복, 그리고 그분의 가르침과 힘을 통해서 살아가는 우리 생활의 모든 상황은 그분 안에 있는 새로움을 드러냅니다. 성찬례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줍니다. 새롭게 하는 힘은 하느님의 무한한 가능성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신앙의 진리는 사람이 얼마만큼 그것을 내적으로 수용하느냐에 따라 내면화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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