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을 두고도 마지막이라는 말을 할 때면 그 의미는 다르게 느껴진다.
마지막 , 그 말 뒤에는 아쉬움이라는 말이 함께 동행한다. 어쩌면 열심히 살았다는 말일 수도 있다.
그리고 좀더 잘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미련이기도 하며, 다음을 기다리는 희망을 만드는 말이기도
하다.
아쉬움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그는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결과에 만족하는 사람인 동시에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만족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쉬움 조차 없거나 그것 조차 귀찮은 표현이라면, 그 사람은 주어진 시간 속에서 자기의
가치를 낭비해 버린 것은 아닌지.....
한 해를 보내면서 후회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면 다음에는 조심해야 겠지만, 회개 해야 할 일이
많았다면, 그것은 제 자리를 찾는 바른 마음이기도 하다.
회개는 반성이며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양심의 소리이다.
올 한해는 일년이 하루 같은 날들이었다. 세월이 빠르게 지나가서가 아니다. 세월의 흐름에 얽매
이지 않고 살아 보자고 마음 먹었던 그 순간 부터 나는 천년이 하루 같고 하루가 천년 같은 하느님
의 시간을 누리고 싶어서다.
세월 속에서 변해가고 있는 것들에 민감하기 보다 처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서서히 현재를 벗어
버리는 준비를 한다고 상상하고 싶다.
그래서 늙는 것도, 나이가 먹는 것도, 변해가는 마음도, 고장 나는 몸의 반응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끌어 안고 싶다.
한 해를 보낸다는 것 보다는 지금 이 시간이 가고 있을 뿐이라고, 그래서 언제나 나는 현재
지금 이시간을 살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중에 라는 기약 없는 계획으로 마지막이 되는 날까지 미루어 두는 중요한 일들을 뒷 전으로
미루어 두는 일이 없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 아쉬움이 남거나 아쉬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 현재 나는 오직 하느님 앞에 감사하는 것들만이 있을 뿐이다.
감사해서 감사하고, 감사하는 일이 없어도 감사하고, 미리 감사 할일 생길 것을 두고 감사하며,
주지 않는 것에도, 감사하고 가져가시는 것에도 감사 드리고 싶다.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은 인간 관계에 있어서 즐거운 일이었다면,
하느님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은 즐거움 안에 의미가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 속에 감사하는 마음을 알게 해 주신 주님, 세상에는 모든 것이 감사 안에서
생겨난 은총의 선물이었음을 모든 이들이 깨닫게 해 주십시오."
감사함을 깨닫는 것은 사람으로서 도리를 아는 것이며, 도리를 아는 것은 어떤 대상자에게
대한 예를 갖추는 것입니다.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두려워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세상을 향해
축복을 해 주소서.
용서와 화해를 통하여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왕국이 이 땅에 이루어 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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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garigta KM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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