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대구대교구 인동성당 :::

해마다 벌초하는 다음날은 반드시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일이 있습니다
아무생각없이 예초기를 들이대다 보면 옻나무를 건드리고 그 옻나무 의해서 옻이 오르고
병원가서주사를 맞아야 진정이 되곤하는 저로서는 옻닭을 먹는다는것은 감히 상상도 못할일이었습니다
그래서 45년을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옻닭을 먹어본적이 없었던 제가
옻닭을 그것도 세그릇이나 먹게된 기가막힌 일이 있었습니다
모르고 먹으면 약이 된다고 하죠 ㅎㅎㅎ
구평동 푸르지오 자치회 대표들 하고 관리소 직원들이 삼계탕 한그릇한다고 저녁때 꼭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고 관리소로 가니 밖에서 부터 온통 구수한 냄새로 가득차 있는게 아닙니까
일단 관리소 직원이 떠주는 데로 한사발을 들이켰습니다
그런데 이상한것은 삼계탕이라함은 그릇안에 닭하고 인삼 대추 뭐 이런게 들어있어야 하는데
닭 따로 국물따로더군요
모든이의 분위기가 세그릇은 기본이라더군요
배를 두드려 가면서 저도 두그릇을 직원이 떠주는데로 들이마시고는
덩덜아 아! 좋다 시원하다를 연발했습니다
마침내 세그릇째는 제가 직접 떠 먹게 되었는데 솥안을 보는순간 아이고 인제 죽었다 싶더군요
옻이라하면 질색을 하는제가 그것도 한그릇고 아닌 세그릇씩이나 먹어댔으니
솥안에 한다발의 옻을 본순간 아무생각이 없어지더군요
이왕 엎질러진물 잘먹고 죽은 귀신은 떼깔도 좋다고 했으니
설마 옻닭먹고 죽기야 하겠나 싶어서 마지막 세그릇까지 잘 비웠습니다
그다음날 아침까진 아무런 변화가 없길래 내심 옻닭도 별것아니구나 했는데
그날오후부터 엄지와 검지사이가 조금 가렵길래
예방차원에서 약국에 들러 옻에 대한 약을 사서 하루 먹었는데 자고나니 엄청번져가더군요
목 밑으로는 가을에단풍들듯이 온통 옻으로 벌겋게 번져가는게 아닙니까
아이고 죽었다 싶데요
병원에 갔습니다
주사두대 맞고 처방을 받았는데
하루만 지나면 괜잖을 겁니다 하는데 하루가 지나도 더 심하면 심했지 진정이 되지를 않더군요
참다못해 딸애더러 등을 긁어 달라고 했습니다
긁어도 긁어도 가려움은 견딜수가 없더군요
나중에는 딸애가 안긁을려고 하더군요
등에서 피가 날 지경이었으니까요
앞은 말할수 없을 정도였죠
그러길 일주일
그동안 맞은 주사만 여섯대
원장님이 그러시대요 저처럼 옻 심하게 타는 사람 처음 봤다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진정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옻닭 안먹는다고 다짐까지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홍역을 치루고 나니 조금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을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위장이 좋지 않았었는데 제가
그 일이 있고나서 부터 속이 그렇게 편할수가 없었습니다
남들은 1년에 위내시경을 한번도 잘안하는데
저는 세번씩이나 할정도로 만성적이 되었는데
옻닭먹고 나서 완전히 언제 그랬느냐 할정도로 깨끗이 나은 상태가 되어
지금까지의 일을 관리소장에게 이야기 했더니
내년에 옻닭드시면 아무렇지도 않을겁니다 하더군요
면역이 생긴다나 뭐라나
그리고 옻닭을 먹으면 위장이 코팅이 된다고 하더군요
실제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위장병을 고치게 되었으니
옻닭사건은 모르고 먹으면 약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게 된것같아서
무척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ㅎㅎㅎ

찬미 예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