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순이는 내 이웃에서 기르던 개의 이름입니다.
그 개가 오늘 아침 갑자기 개장수에게 팔려 갔습니다.
이 집에 데려온 지 겨우 일 년 남짓 되었으리라 했습니다.
이유는 주인을 물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오늘 아침처럼 심하게 물어 119를
불러 병원으로 후송된 것이 금년 들어 세 번째라 어쩔 수 없는 처분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개가 끌려 가는 것을 본 그 집 작은 아들은 울면서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그 광경을 본 동네 사람들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아쉬어 했답니다.
그 땡순이는 재롱둥이로 모두 귀여움을 받던 개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 슬픈 처지가 돼 버린 이유의 장본인은 개 남자주인이었던 것입니다.
그 남자는 주사(酒邪-술 마신 뒤의 나쁜 버릇)가 매우 심해서 술만 취해 오면 이 개를 못살게
했습니다. 개 목거리로 목을 다잡아 옥죄거나, 아니면 망치로 치고 입을 틀어 막는 등 모진
악을 이 개에게 다 퍼부으니 개인들 반사 작용이 없었겠어요? 그 정도가 너무 악독스러워 세 차례나
물려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인간입니다.
땡순이가 싫어 하는 사람은 이 집 남자 주인 한 사람 뿐입니다. 얼마나 예민한 지 자기에게 살갑게
구는 사람들에게는 좋아라 기어오르고 부비기까지 합니다. 간혹 그것도 제 주인이라고 그렇지 않을 때는
옆자리에 누워 쌔근쌔근 코를 골면서 함께 자기도 한다니...
그리고, 때로 아주 낯이 설거나 험악하게 뵈는 사람이 나타나면 짖기도 하고 악을 쓰면서 경계하는 등
귀여움을 독차지 하던 개 같지 않은 재롱둥이였습니다
왜 땡순이란 이름을 붙였는지 그 이유는 잘 모릅니다
견종이 진도견 같았으나 순수성은 몰라도 그리 천종은 아닌 듯 했는데
젖을 떼고 데려온 즉시 땡순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요즘 한창 열풍을 일으켰던 '김삼순'과 같은 정서에서 그리 된 것은
아니었는지...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주인이 견종 같은 것에 천착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는 집은 아니라고 가늠해 볼 때 그저 쉽고 편하게 나와버린 어투가
만든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집 아이들이 하는 말투로 암캐는 모두
땡순이, 수캐는 전부 땡칠이라 불려지니 그렇고 동네 아줌마들도 따라서 수캐가 나타나면
"땡순아! 땡칠이 왔다."하면서 땡순의 반응을 보고 즐거워하였으니 말입니다.
이제는 그 귀여움을 받던 땡순이는 다시 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오늘도 그 집의 작은 아이는 땡순이가 보고 싶어 훌쩍이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도 그렇지만 개도 주인을 잘 만나야 제 몫을 정성껏 다 하면서 귀함을 받고
온전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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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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