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대구대교구 인동성당 :::

많은 이들이 산을 오르고 내리는 과정을 인간의 삶과 비유한다.
언젠가 어차피 내려올 산 뭐하러 오르냐고 냉소하는 사람에게
'어차피 죽을 인생 뭐하러 삽니까'라고 반문했다.
내려올 수 있기에 오르는 발걸음이 아름답고
, 죽음이 있기에 삶은 아름다운 것이다.

“너는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다”라는 말에 왠지 서글픔이 느껴진다.
몸도 마음도 예전 같지 않게 느껴지고 현재의 나를 보면서 과거의 삶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게 된다.

“젊었을 때는 먹고살기 바빠서 내 몸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지” 살아오는 동안 나를 위해 애써준 몸들이 한두 군데씩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도 어떻게 답을 해야 할 지 막막하다. 노화는 인간이라는 유기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세포가 생성․소멸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을 성장기 이후 전 생애에 걸쳐서 일어난다.

지금 현재 나의 모습은 그동안 살아온 나의 삶을 반영한다. 몸은 생각하는 것보다 정직하게 그동안 애쓰고 살았노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제는 자신을 좀 돌보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뒤늦게 깨닫고 자신의 삶을 새롭게 설계하고 싶다.

젊은 시절에 경제활동이나 자녀들을 양육으로 일생을 바친 내 몸과 마음이 이제는 나만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익숙하지 않은 몸과 마음이 자꾸만 어색해한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여 마음의 괴로움을 호소하게 된다. 그동안 잠재돼 있던 욕구들이 나도 모르게 밖으로 삐져나오기 시작한다.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운동을 시작하고, 즐거움의 중요성을 느끼고 여가활동을 참여하고 나만의 시간표를 만들어 하루하루를 지내본다.
60세부터 100세까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노년의 삶이라고 통으로 묶어버리기엔 삶이 길다. 100세 시대에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날들이 모두 나의 삶이다. 나이가 들어간다고 갑자기 노년의 삶이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의 삶의 어느 지점에 나로부터 느끼는 나에 대한 감각이 나의 삶의 태도를 결정한다.

나이에 관계없이 지난 과거에 머무르고 현재를 살지 못하면 현재의 욕구는 좌절된다.
나의 몸은 현재를 살고 있는데 마음은 과거에 머무른다면 몸이 더욱 더 나에게 화를 낼 것이다.
나의 몸의 이야기를 잘 듣고 현재 나에게 필요한 돌봄을 스스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무시되어왔던 내 몸과 마음을 잘 돌아보고 내 젊은 날의 좋은 기억들로 가득 채울 수 있다면 지금부터 행복해지는 노년의 삶이 기대가 된다.

평생 동안 지속되는 자연적인 노화에 서글픔보다는 내 몸과 마음의 변화에 호기심을 갖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 끝없이 질문함으로서 지혜로운 삶을 사는 노년의 삶은 풍요롭다.
‘고령시대’ 이전에는 함께 노년을 즐길 동료가 없어 아쉬웠다면 이제는 함께 할 동무가 많아서 좋지 않은가?

좋은글 중에서